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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400118
한자 洞祭
영어의미역 Communal Village Ritual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남도 양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승룡

[정의]

경상남도 양산에서 동네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신을 모시는 민간신앙.

[개설]

동제(洞祭)는 지역 단위를 구분 지표로 하는 제사명이다. 따라서 실제 제사명은 대부분 ‘당산제’라 불린다. 동제를 지내는 동안 마을 주민들도 모두 근신한다. 당일뿐만 아니라 정월 1일·2일 이틀 동안 일절 술을 마시고 흥청거리는 일이 없다. 당산제를 마칠 때까지는 함부로 장난을 치지도 못하고 숨도 옳게 못 쉰다 할 정도로 자숙하고 근신한다. 제관 맡는 것을 모두 꺼려하지만 일단 맡고 나면 명예롭게 여기고 당산제의 행례를 무엇보다 중요한 대사로 인식하고 있다.

[절차]

1. 제관 선정

제관으로 선정되는 조건은, 첫째 이 마을 출신자로서 가정에 우환이 없는 사람이라야 한다. 또 자식이 먼저 죽은 사람, 재혼한 사람, 자식을 낳지 못하는 사람은 제외된다. 제관으로 뽑힌 사람은 정월 한 달 동안은 잔치·초상·생일·제사 등에 참여하지 못한다. 옛날에는 6개월 동안 금했으나 요즘은 한 달로 단축했다. 그러나 1년 내내 모든 일에 조심을 해야 한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정성을 들여야 하고 마을에 좋지 못한 일이 발생하면 모두 제관이 당산제를 잘못 지낸 탓으로 돌리므로 제관으로 뽑히는 것을 꺼린다.

2. 제수 준비

제관으로 선정되면 바로 금기에 들어가는 한편 제물을 준비한다. 제수 준비를 위해 제일 바로 앞 장날 장을 본다. 장을 볼 때는 깨끗하고 좋은 물건을 골라서 산다. 물건 값은 달라는 대로 주고 절대 깎지 않는다. 예전에는 파제 후 마을 어른들을 모셔다 음식 대접을 했던 관계로 제수를 많이 준비했다. 그러나 요즘은 음식을 먹으러 오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조금만 준비한다.

제수로 준비하는 음식은 사과 3개, 배 3개를 비롯해서 대추·밤·밀감 등이다. 그 밖에 나물 종류로는 고사리·도라지·콩나물을 준비하고, 어물로는 조기 2마리, 문어, 명태 약간을 산다. 또 돼지고기 두 근과 지짐거리 약간 등을 구입한다. 술은 탁주를 쓰는데, 상점에서 그날 들여온 것으로 제일 먼저 사서 쓴다. 옛날에는 반드시 집에서 담가 사용했었다고 한다.

3. 정토와 금구줄

제일 전날 낮에 이장을 비롯해서 청년회원 3-4명이 할매당산에 가서 나무 앞에다 제상을 차리고 그 위에 차일을 친다. 또 나무 둘레에 정토를 뿌리고 왼새끼에 댓잎을 꽂은 금기줄을 쳐둔다. 이 일은 원래 제관이 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장이 협조하는 뜻에서 청년 회원들과 함께하기도 한다. 이때 그 주위를 비로 쓸어서 깨끗이 청소를 해둔다.

제관은 제사 당일 새벽에 일어나 목욕재계를 하고 정화수를 길어다 놓는다. 이어서 산으로 올라가서 정토를 뜨고, 길이 60㎝ 정도의 깨끗하고 보기 좋은 대나무가지를 잘라온다. 이때 대나무는 반드시 가지가 3갈래로 난 것을 골라야 한다. 잘라온 가지는 왼새끼의 중간중간에 꽂아서 대문에 걸쳐서 친다. 이것을 금구줄이라고 한다. 정토는 대문 양쪽에 30㎝ 간격으로 세 군데씩 뿌려놓는다.

아침에 금구줄을 치고 정토를 뿌린 다름부터는 외인의 출입이 금지되고, 제관 역시 출입을 삼간다. 대개는 금구치기와 정토뿌리기를 끝내면 날이 샐 무렵이 되므로 이 때부터는 마을 사람들 스스로가 출입을 삼가게 되는 것이다.

4. 제사

낮 시간 동안에는 제수를 장만하여 근신하다가 저녁 8시경이 되면 제관 내외가 음식을 준비하여 할매당산으로 간다. 현장에 도착하면 2시간 정도에 걸쳐 메를 짓고 돼지고기를 익힌 후 제상에 진설한다.

제의 순서는 강신(降神)/분향(焚香)→ 참신(參神)→ 초헌(初獻)→ 독축(讀祝: 잔을 쳐서 멧밥 앞에 놓은 뒤에 독축함)→ 아헌(亞獻)→ 종헌(終獻)→ 첨작(添酌)→ 사신(辭神)→ 음복(飮福)→소지 (燒紙)→물밥 등의 순서로 진행한다. 이 과정은 모두 제관이 혼자서 진행한다.

소지는 백지 10장을 미리 준비해 가는데, 가로, 세로의 크기가 60×40㎝쯤 되도록 만든 것이다. 음복 후에 소지 종이 한장 한장을 태워서 재를 공중으로 올리며 한 가지씩 축원한다. 그 중 9장은 마을을 위해서, 나머지 1장은 제관 자신의 가내 태평, 가족들의 건강, 자식들의 사업 번창 등을 기원한다. 당산제를 모두 마치고 다음날이 되면 마을 사람들이 제관에게 와서 수고했다는 인사를 한다.

[현황]

지금은 동제를 지내는 마을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당산제의 형태로 동제가 치러지고 있는 지역도 많다. 동제를 지내는 마을의 현황을 제명(祭名), 신명(神名), 목적, 제의처의 모습, 제일(祭日), 당목(堂木), 제당(祭堂), 제관 선정 및 금기, 제물, 제물의 음복(飮福), 경비, 기타 등의 항목으로 나누어 각각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물금리 동부마을의 동제

물금리 동부마을의 경우 주산영신(主山靈神)에게 음력 1월 10일 제를 올린다. 당목은 마을의 뒤쪽 포구나무에 2그루가 있고, 느티나무 3그루, 소나무 2그루, 마을 앞 포구나무 1그루가 있다. 제당은 마을의 뒤쪽 당산나무 숲속에 있다. 8평 정도의 넓이로 시멘트 바닥을 하였으며, 중앙에 2평 정도의 시멘트 블록조 슬라브건물을 세워두었다. 주위엔 돌담을 쳤다.

제관을 선정할 때는 부락민 중 부정이 없는 자를 개발위원회에서 1개월 전에 뽑는다. 제관은 제일 전후 15일 동안 길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 제물로는 밤·대추·사과·명태·어물류·떡·나물·탕·부침 등이 있고, 제를 지낸 후 제관은 즉석에서 음복하고, 나머지 음식은 마을 회관으로 가지고 와서 노인들과 부락민들이 함께 나누어 먹는다.

2. 물금리 서부마을의 동제

물금리 서부마을에서는 당산할배를 모시는데, 음력 정월 중 길일을 택하여 동제를 지낸다. 당목으로는 수령 150년 정도인 포구나무 한 그루가 있다. 제당은 마을 뒤쪽에 있는 당산나무(포구나무) 2그루 사이에 있다. 블록조 기와집으로 1평 정도의 크기이다.

제관 선정은 가정이 평안·화목하고 청결한 사람으로서 특히 복이 많은 사람을 마을 경로회에서 선정한다. 제관으로 선정된 사람은 제일 전은 물론이고 제일 후 약 1개월 간 상가 및 궂은일이 있는 곳은 절대 참여하지 않는다. 또 심신을 청결하게 하기 위해 목욕재계를 하고 정신을 수양해야 한다.

제물은 일반 제물과 비슷한데, 메밥·갱·편·전·육적·소적·어적·3탕(육탕, 소탕, 어탕) 중 1가지, 포·나물·청장·침채·조·율·리·시, 기타 과일과 막걸리 등이다. 제관이 파체한 후에는 음복을 하고 나머지는 주민들과 회식을 한다.

3. 물금리 남부마을의 동제

물금리 남부마을에서는 당산할배를 모시는데, 제일은 음력 정월 15일 자정이다. 당목은 20년생 소나무 10그루이다. 제당은 1.5평 정도의 시멘트 블록 슬래브로 주변에 돌담을 쳐두었다. 제관 선정의 경우 전에는 대를 잡아서 제관을 뽑았다. 그러나 요즘은 섣달그믐에 마을 총회에서 마을 사람 중 부부가 함께 살며 부정이 없는 사람 가운데서 뽑는다.

제관으로 뽑힌 사람은 선정된 때로부터 제사를 지낸 뒤 1개월까지 부정한 곳에 가지 않는다. 이때 마을 주민들도 가능하면 흉한 일을 금한다. 제물은 제관이 음복한 뒤 다음날 아침 마을의 경로당에서 노인들이 함께 음복한다.

4. 증산리 상리마을의 동제

증산리 상리마을에서는 당신님을 모시고 마을의 무사태평을 기원한다. 동제를 잘 지내면 동네에 좋은 일은 많지만, 부정을 타면 동네가 편치 않고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 10여 년 전 ‘산자꾸 정사’라는 별명을 지닌 사람을 제관으로 선정했는데, 그가 당산제를 지낸 뒤 제물을 부정한 사람에게 주는 바람에 부정을 타서 여러 가지 사단이 생겼다. 제당은 1988년에 개축한 것으로 2평 남짓한 시멘트 블록의 슬래브 건물로 정남향으로 지었다. 원래는 당집이었는데, 7년 전 당산나무를 천주교 신자가 베어서 태워버렸다.

신위는 길이 78.5㎝, 폭 8㎝, 두께 3.5㎝의 나왕목에다 종서로 ‘당산대신지위(堂山大神之位)’라고 묵서하였다. 신위가 있는 곳에는 조그만 문 두 쪽을 달아서 여닫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신위는 그 아래 두께 3.5㎝, 가로 세로가 각각 27×18㎝인 나왕목 대 위에 고정되어 있고, 대 아래는 작은 돌 두 개를 괴어두었는데, 그것이 원래의 신체였던 것인지, 단순한 받침돌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제관은 한 명만 뽑고, 부인은 제물을 다루는 보조역을 맡는다. 제관은 정월 초순경 마을 총회에서 뽑는다. 옛날에는 대를 잡아서 뽑았다고 한다. 제관으로 선정된 사람은 그 즉시부터 부정 타는 행동을 하지 않는데, 부부생활, 흉사, 길사 등을 모두 피한다고 한다. 금기 기간은 일정하지 않으나, 거의 일 년 내내 지속된다고 한다.

제물 구입을 위해 장을 보러 갈 때에는 3일 전부터 목욕재계를 한다. 시장에 갈 때는 한지로 만든 마스크를 착용하는데, 물건 값은 절대 흥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제의 절차는 가제와 거의 동일하며 제관 부부만 참석한다. 제를 다 지낸 뒤 마을 회관에 음식을 가져와서 유지들과 나누어 먹는다. 이때 부정을 탄 사람은 스스로 오지 않는다. 만일 와서 음식을 먹으면 본인은 물론 온 마을에 화를 부른다.

5. 증산리 남평마을의 동제

증산리 남평마을의 경우 당산신을 모시는데, 할매당산으로 수령 미상의 높이 7미터 정도 되는 느티나무이다. 한편 할배당산은 수령 100년 정도에 15미터 정도 되는 느티나무인데, 현재 적극적 신앙 대상은 아니다. 제는 음력 정월 2일 밤 8시~12시에 지낸다. 30년 전에는 정월 보름날 지냈으나 당산제를 지낸 뒤에는 결혼, 생일 잔치에 참석하지 못하는 등 생활이나 농사일에 불편이 많아 날을 옮겼다.

당산제를 지내는 곳은 할매당산 한 곳뿐인데, 제당은 없고 느티나무 한 그루뿐이다. 마을의 동쪽 800미터 떨어진 들판 가운데에 있다. 느티나무는 원래 거리의 동남쪽에 있었으나, 양산- 구포 간 산업 도로 공사로 인해 지금의 위치로 옮겨 심어졌다. 원래는 재단이 나무 앞에 있었으나 이식하는 사이에 없어져버렸다. 당산제에 소용되는 제기와 차일 등을 보관할 창고를 지으려 했으나 미관상 보기 흉하다는 여론에 의해 짓지 못했다고 한다.

제관은 1명을 선정하는데, 원래는 제일의 1주일 전에 뽑았다. 그러나 제관으로 선정된 직후부터 화장실을 다녀올 때마다 속옷을 갈아입어야 하고 출입을 삼가야 하는 등 불편함이 커 단 며칠이라도 제주를 편하게 하기 위해 요즘은 섣달 그믐날에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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