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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손맛으로 마을 손님을 대접하는 식당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4C040202
지역 경상남도 양산시 상북면 소토리 소노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엄원대

소노마을회관 옆에는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게 꾸며 놓은 작은 식당 하나가 있다. 언뜻 봐도 외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위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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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마을회관 옆 작은 식당

‘새미추어탕’. 소노마을이 친정인 주부 정미향(44), 정진남(38) 두 자매가 운영하는 곳이다. 정씨 자매는 8남매의 형제 중 셋째와 여섯째로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뛰어 놀던 곳, 엄마의 품 같은 고향, 이곳이 지금은 일터가 되었다. 마을 곳곳에 그들의 발길이 닿았던 곳이라 풍경이 정겹게 느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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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정미향(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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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남(38)

▶ 친정 마을이 일터가 되다

언니 정미향은 대학생 딸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6학년 세 자녀를 둔 엄마로 결혼 후 물금에서 몇 년 살다가 15년 전, 이곳으로 옮겨 친정어머니 옆에서 살고 있다. 동생 정진남은 초등학교 4학년, 5학년 남매를 둔 엄마로 언니와 함께 일하기 전까지는 전업주부로 있었다.

정미향은 식당에서 일하다가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직접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하는 아주머니가 그만두면서 일손이 부족하자 “거들어 달라.”는 주인의 요청으로 1주일 정도면 되겠다 싶어 승낙했는데 그것이 1년이 되고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식당이 생긴 지는 5년 정도인데 그들이 본격적으로 맡아서 운영한 것은 2007년 9월부터이다.

‘새미’는 ‘우물(샘)’을 일컫는 경상도 사투리이다. 아니나 다를까 건물 뒤편에 우물이 하나가 있다. 자매는 어릴 때, 이 우물물을 길어다 먹고, 우물가에서 빨래를 하기도 했으며 여름에는 등욕을 하기도 했다. 당시엔 항상 물이 흘러 넘쳤는데 지금은 물이 많이 줄어 있는 상태이다. 식당을 열 때 ‘엄마손 추어탕’으로 하려 했다가 지금의 이름으로 정했단다.

언니 정미향은 운영을 하기로 결정한 뒤, 동생 정진남에게 “함께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는데, “할까 말까 망설이며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결국에는 서로에게 좋을 것 같아 마음을 합쳐 일하기로 했단다.

정미향은 해 오던 일이라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정진남은 적응하기까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 키우며 집안 살림만 하던 그에게 무리가 따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죽다가 살아났습니다. 일을 안 하다가 해서요. 그때는 일이라고는 형부 가게에서 10시에서 2시까지 워드 작업 정도의 아르바이트만 했거든요. 거의 죽음이었죠. 이제는 괜찮아요. 단련이 되어 편안하게 일 합니다.”라며 환하게 웃는다.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낯선 환경이지만 스스로 그렇게 적응해 나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으리라. 자매가 함께 일을 하면 좋은 점이 더 많을 것 같다.

동생 정진남은 “장점이 많아요. 우선 손발이 맞으니까 좋구요. 서로 눈치 안 보고 신경 안 써도 되고 별로 어려운 거는 없는 거 같아요.”라고 하며 환하게 웃었다.

▶ 추어탕에 가득 담긴 세 모녀의 정성

자매가 식당 운영을 맡으면서 정성과 엄마의 손맛이 담긴 추어탕이 시작되었다. 거기에는 정씨 자매의 친정어머니인 이무순(69) 할머니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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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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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어머니인 이무순(69) 할머니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내놓는 추어탕은 이무순 할머니가 끓여내기 때문이다. “엄마가 다 해요. 추어탕은 아침에 끓여 주시고 김치도 엄마가 해 줘요.”라며 확인시켜 준다.

친정어머니는 마을에서 솜씨 있다고 알려진 사람이어서 손님들도 맛있다고 한단다. 이곳 추어탕은 국물이 맑고 시원하며 시래기의 색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저거가 해도 되는데 그 맛이 안 난다고 해서 끓여준다 아입니꺼. 아직까지는 해 주고 있어예.” 이처럼 자식을 위해 무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무순 할머니는 손이 저울 인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숟가락으로 양념을 넣는데, 나는요. 이것 보소. 손보면 알지만 장도 손에 요래 되서 넣고 무엇이라도 간장도 손에, 고추가리도 손에, 마늘도 손으로 까 조정해가 해예. 그래 놓으면 국 끓일 때 음식할 때 절대 간을 안 봐예. 싱겁기나 말기나 손으로 조정해가 부어 넣고 저거 알아가 하는 기라.” 이 말을 듣고 있던 언니 정미향 씨는 “엄마, 나는 눈으로 까 한다.”며 응수한다.

이무순 할머니는 “시원한 맛은 내가 항상 그란다 아이가. 잡내 안 나게 할라카먼 미꾸라지 국에는 밀가리를 조금 넣어야 되예. 우리 아버이 근 백수하셨는데 옛날 시집 왔을 때부터 미꾸라지로 국 끓일 때 밀가리를 조금 넣었어예. 그래야 잡내가 안 나고 비린내 도망가고 시원해져예. 간장은 집에서 담은 간장. 된장 항상 들어가 주어야 되거든. 야(얘)들이 정구지(부추)고 파고 썽걸어(썰어) 주면 고치가리 넣고 마늘 넣고 시래기하고 치댄다(버무린다) 아입니꺼. 그런데 추어탕 국에 다른 거는 없고 내가 쓰는 거는 된장도 집에서 담근 거를 쓰고 나는 조선간장을 많이 써예. 된장 고추가리, 김치도 직접 담은 거고 고추가리도 태양초 물에 씻거가 말라가 써예.”라며 그만의 맛을 내기 위한 비결을 말한다.

그러면서 끝에는 “인자(이제)는 눈도 어둡고 몬하지.”라 하는데, 그것은 자신의 건강 걱정보다 자식들을 도와 줄 수 없음을 아쉬워하는 말처럼 들렸다.

자매는 주재료인 미꾸라지를 직접 시장에 가서 사온다. “전에는 전화로 주문해서 배달하는 것을 썼는데 엄마가 마음에 안 든다고 바꾸라고 하셨어요.”라고 정미향 씨가 말한다.

좋은 재료를 써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려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채소는 대부분 직접 키운 것으로 해결하고 모자라는 것은 양산시장과 부산 반여동 농산물시장에 가서 사온다.

다시 이무순 할머니의 말이 이어진다. “어데는 가면 미꾸라지 대신에 미거지(메기)를 넣는다 하데. 나는 절대 그래 못 끓입니더. 비린내도 날 낀데. 우리 음식은 조미료 안 넣어서 표가 날 낍니더. 채소는 밭에서 뜯고. 밭에서 키우거든. 쪼깨끔(조금씩) 데우고 모지래면(모자라면) 사가 하고. 방아, 정구지 키우고. 촌이 되이까네 그렇지예. 그런 거는 오신 사람 좋은 거 먹고 좋지예. 나는 세상에 상추에 약 친다는 거 상상도 못했는데, 상추에 어째 약을 치노. 보지는 못해서 거짓말이라 했는데. 무슨 말인고 모르겠지만 영양제 치면 맛도 없을 낀데. 우리 꺼는 시들어도 씻꺼 놓으면 살살 살아나지예.”라고 한다.

그만큼 직접 기른 무공해 채소를 손님들에게 내 놓고 있어 믿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하는 것 같다.

언제까지 친정어머니만 바라볼 수 없으니 비법을 전수하면 딸들도 할 수 있을 것 같이 보였다. “저거 해예. 백주로(괜히) 어마이 되게 할라꼬 그라지.”라는 말을 들은 언니 정미향은 “엄마 입원했을 때 며칠 끓여 봤는데 시원한 ‘맛이 덜하다.’는 사람도 있고, ‘맛이 더 있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율리 이장은 ‘맛이 확실히 다르다.’고 했다면서 가끔가다 ‘점점 맛있어진다.’는 사람도 있지만 고르고 일관된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도움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내비쳤다.

▶ 전통의 고집으로, 그 정성 그대로, 엄마의 손맛

상북면사무소 공무원 2명이 찾아와서 동생 정진남과 이야기를 나누고 갔다. 노인 무료급식에 관한 것인데 이 마을 노인 6명에게 9차례 급식을 제공하면 한 끼에 3천씩 계산해 준다는 내용인데 “그렇게 하겠다.”고 했단다.

노인을 위한 복지정책이 이곳까지 미치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선뜻 승낙한 자매의 착한 마음씨가 느껴진다.

그 마음을 전하니 “친정인 곳이고 그냥 드려도 상관없는데요. 마음씨 별로 안 좋아요.”라며 동생 정진남이 수줍어한다. 마을 어른들이 채소 같은 것도 주시고 많이 도와주신단다.

소노마을이 자매가 자랄 때와는 바뀐 것은 무엇일까. 우선 주위에 공장이 들어서다보니 공기가 많이 달라졌다. 집이 다시 지어지고, 마을길이 포장되고 빌라가 들어선 것은 세월 따라 변하는 것이어서 낯설지가 않지만 공장 들어서기 전에는 산바람이 시원했는데 지금은 바람이 시원한 느낌이 없어지고 가끔씩 냄새도 난다고 한다. 그리고 마을 앞이 공장 건물에 막히게 되어 갑갑하기까지 하단다. 보존과 개발은 언제든지 얻음과 잃음이 있게 마련인가 보다.

새미추어탕을 찾는 손님들은 주로 인근 공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그것도 점심시간에만 있고 저녁에는 예약 손님 외에는 거의 없는 편이다. 마을 끝에 있기 때문에 지나다가 들리는 경우는 없고 다들 알고 찾아온다.

단골손님 중에는 “가게를 지게차로 들어서 저 도로까지만 나오라.”고 농담하기도 한단다. 요즈음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그걸 피부로 느낀단다. 5월 들어서는 손님이 많이 줄었었는데 여름은 그나마 나은 편이어서 기다려진단다.

이무순 할머니는 “내가 힘에 부치더라도 좀 도와줘야지. 안 그래도 자슥이 잘 되어야 부모가 편하지. 내 안주(아직)까지는 눕을 때까지 좀 봐주고 나중에는 저거가 하겠지.”라며 부모의 속내를 드러낸다.

그러면서, “음식에는 정성이 들어가야지 아물따나(아무렇게나) 하면 맛이 없다. 손으로 눈으로 요래 조정해가 넣고, 나는 이래 가지고 무슨 반찬 집어먹고 그런 거 없어예.”라며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맛은 손끝에서 나온다고 했던가. 간장 몇 스푼, 고춧가루 몇 그램, 소금 몇 그램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머니만의 비법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좀 선전해 주이소. 손님 많구로. 어떻게 하겠노. 그죠. 그런 사람들 먹어 봐야 알지. 언제 한 번 와서 맛보이소.”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 이무순 할머니는 “어서 김치 담그러 가야 한다.”며 식당 문을 나선다.

새미추어탕. 오늘도 그곳엔 전통의 고집으로, 그 정성 그대로, 엄마의 손맛을 이어가기 위해 힘을 합친 세 모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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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 세 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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