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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지켜온 당산나무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4D010203
지역 경상남도 양산시 명동 명동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종봉

명동마을에는 총 세 그루의 당산나무가 이 마을을 지키는 든든한 수호신의 역할을 한다. 명동마을 초입부에서 산 길 쪽으로 가다 보면 명곡슈퍼 회관 앞에 외관부터 예사롭지 않은 나무가 보이는데, 이 나무가 바로 명동마을의 첫 번째 당산나무이다. 양산시에서 지정한 보호수로 나무의 나이가 자그마치 700년이나 되는 높이 19m, 둘레 5.3m인 느티나무이다. 마을 입구에 당당하게 서서 자신의 품위를 한껏 내뿜고 있는 이 나무에서 주민들은 마을의 당산제를 지낸다고 한다. 다른 두 그루는 마을회관 옆과 마을 안의 조그만 공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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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당산나무

나무에 얽힌 사연들이 제법 있는데, 마을에서 외지로 가는 사람들은 가기 전 나무에서 염원을 하고, 자기의 소망이 있는 사람들은 나무에 매달렸다고 한다. 또한 원씨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살면서 신앙적인 차원에서 나무를 관리했다고 전해진다. 여기서는 당산제를 정월 보름날에 지낸다. 옛날에는 마을에서 맑은 사람을 선택을 해서 제사를 지내게 했는데, 요즘은 그게 잘 되지 않고 그냥 마을 사람들이 합동으로 한다.

이와 관련하여 당산 나무들에 대한 주민들의 말씀하셨다. 명동마을 이장님께서는 “우리 마을은 마을 안에서도 ‘각단(지금의 마을의 개념과 비슷함)’이라고 해가지고 요쪽 명동나무 앞까지는 앞 각단이라 해서 앞 각단에서는 앞 각단대로 당산나무에 제를 지내고 회관 쪽에 보면 당산이 하나 있는데 거기는 뒷 각단이라 하고, 거기에서도 당산제를 지냅니더. 저쪽 건너에는 해가 바로 내린다고 해서 양지각단이라고 하는데, 그 위에도 당산이 있습니더. 그리고 각 나무마다는 또 이름이 있습니더. 앞 각단 나무는 할매나무라 카고, 양지각단 거기는 할배나무라 합니더. 할배나무 그기 억수로 크거든예. 그리고 뒷각단 나무는 아들나무라꼬 하는데, 옛날에는 마을회관 옆에 나무가 한 40~50그루 정도로 억수로 많았습니더. 그래가꼬 ‘나무가 많은기는 아들이다.’ 그래 생각해서 아들나무라꼬 그래 부르고 있습니더. 정월 대보름날이 되믄 세 군데에서 각각 제사를 지냅니더. 그런데 당산제를 지내는 사람을 정할 때는 자격이 있어야 하거든예. 제사를 지내는 행수라고, 제사를 지내는데 임기가 2년이 되는데도 있고 1년이 되는데도 있습니더. 행수는 제사에 관한 모든 것을 맡아서 하거든에. 옛날에는 숫총각이 행수를 했는데, 요새는 마을 사람들이 제를 지내는데 세 사람 정도가 중심을 맡아서 제사를 지냅니더. 제사를 지내는 사람은 초상난 집에는 가면 안되고 뭐 그런 제약이 좀 따릅니더.”라고 말씀하셨다. (이자무, 명동마을 이장, 62세)

이어 웅상장원놀이보존회장을 맡고 계시는 박장식 씨는 “대보름 아침에는 당산제를 지내고, 그 날 밤에는 달집태우기를 합니더. 제를 지내는 사람은 고정은 아닙니더. 옛날에는 개인적으로 농사 지낸 것을 올리고 하는 일이 있었는데, 요새는 그런거는 안 되고 일일이 회의를 해서 전부 다 제사를 지내는 형태로 하지, 개인적으로 하지는 않습니더. 모두 모여서 밤 12시에 지내는데 주민 전부가 참여하는 거는 아니고 어른들 10명 정도가 대표로 지냅니더.”라고 하셨다.(박장식, 명동마을 노인회장, 76세)

이렇게 세 그루의 당산제가 마을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만큼, 마을 주민들은 이에 대한 보답을 하고 있었다. 정월 대보름 때는 당산제에 이어 달집태우기를 하는데 적지 않은 규모로 하고 있다. 다음은 이와 관련하여 이장님이 말씀하셨다. “내가 이장을 2002년에 맡은 해부터 정월 대보름날 행사를 했습니더. 해운대 달집 같은 것은 너무 부풀렸지 실제로는 달집이라 할 수 없지만, 우리는 규모도 해운대 것에 비해서 훨씬 큽니더. 우리는 외동 골프장, 울산 골프장 등에서 날마다 솔을 쳐가지고 와서 그 솔잎으로 짓습니더. 우리 마을은 구획정리하는데 아직 건물은 안 짓고 남은 공터에서 하고 있습니더. 그라고 행사를 해가꼬 남는 수익금은 할아버지들 효도 관광을 모시기 위해서 씁니더. 외부에서도 달집 보러 많이들 오는데, 올해(2008)는 한 2~3천 명 정도 온 것으로 압니더. 장소는 원래 마을 앞에 있는 명동슈퍼 앞에서 했는데, 올해 땅을 임대해 버리는 바람에 못하고 올해는 바로 뒤에 초등학교 부지에서 했습니더. 올해는 행사를 크게 해서 민요가수들도 오고했습니더.”(이자무, 명동마을 이장, 62세)

이렇게 당산나무는 마을의 수호신 역할 뿐만 아니라, 매년 당산제를 열면서 마을 주민들 간의 화합까지도 이끌어 내고 있었다. 명동마을 역시 도시화의 물결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마을 사람들이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당산제를 지속한다면, 명동마을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세 그루의 당산나무는 마을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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