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명칭 이전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101282
한자 醬名稱
영어공식명칭 soybean past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북도 경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유정

[정의]

경상북도 경산시에서 사용하는 장과 관련된 어휘.

[개설]

장(醬)은 원래 지금의 간장을 말하는 것으로, “음식의 간을 맞추는 데 쓰는 짠맛이 나는 흑갈색 액체”를 말한다. 식품영양학의 측면에서는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을 아울러 장류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장은 음식에 간을 맞추는 것뿐만 아니라 영양 공급원이 되기도 하는 기본 식품으로 오랜 시간 동안 우리 민족의 식생활을 담당해 왔다. 한국인의 대표적인 기본 식품인 장이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 자리를 잡으면서 장의 명칭도 지역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 조상들이 언제부터 장을 담가왔는지는 콩 재배 역사와 관계가 깊다. 『삼국지(三國志)』「위서(魏書)」「동이전(東夷傳)」에는 장 담그기와 같은 가공 기술이 고구려에 있었음을 밝힌 바 있고, 『삼국사기』「신라본기(新羅本紀)」에는 683년(신라 신문왕 3)에 왕이 김흠운의 딸을 부인으로 맞이할 때 납폐로 장(醬)과 시(豉)가 포함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로 볼 때 최소 12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경산 장 명칭의 성격]

경산시를 비롯한 경상북도 지역에서 된장을 ‘장’ 또는 ‘된장’이라고 하고, 간장은 ‘지렁, 지랑, 지랑물, 장물, 간장물’이라고 한다. 한편 간장을 가르기 전의 상태를 통칭해 ‘장’이라고 하여, ‘장’은 간장을 의미하기도 하고 된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은 의미상의 혼란을 주기도 해 이를 구분해 상위어로 장을 가리킬 때는 ‘콩장, 메주장’을, 하위어로 간장을 가리킬 때는 ‘지랑’ 등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장’은 『표준국어대사전』에는 ‘1. 간장, 2. 간장, 고추장, 된장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 정의하고 있다. 경산에서는 간장이라는 의미보다는 된장과 간장을 통칭하는 의미와 이들을 가르기 전의 상태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음을 다음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기 다 안 풀어지고 덩어리는 마아 있거든요. 메주가. 고거는 인제 떠가지고 된장 항아리 넣고 인제 간장물은 밑에 받치면 간장 되고, 소쿠리 남았는 고거는 된장 항아리 다시 넣으면 되고 그렇지. 메주에서 우러나는 물은 간장이고. 인제 그거 장, 간장 딸이고 그거는 된장 되고 그렇잖아”

[경산 장 명칭의 특징]

1. 시기에 따른 명칭

정월에 담그는 장은 ‘정월장’으로, 이월에 담그는 장은 ‘이월달에장담갔는거’, 삼월삼짇말에 담그는 장은 ‘삼월장, 삼월삼짇날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중 정월장은 정월 중 말날과 닭날을, 그리고 보름 또는 그믐을 가려 장을 담근다. 예부터 장은 정월에 담가야 제대로 된 장이라고 했는데 이는 삼월장에 비해 간을 짜게 넣지 않아도 맛의 변질이 없기 때문이다. 경산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장은 정. 정월장도 있고 삼월장도 있고 이런데 정월장은 소금을 좀 덜 쓰고, 삼월장은 소금은 날씨가 따시니깐 소금을 좀 더 많이 쓰고 이러데. 삼월장도 담고. 보통 옛날에 삼월삼짇날 장 담는다. 그러는 얘기도 있잖아.”

장은 담그는 시기 외에도 묵힌 해에 따라서도 명칭을 달리 사용하기도 했는데, 한 해 묵은 장은 ‘묵은장’, ‘묵은거’로, 그 해에 담근 장 또는 금방 담근 장은 ‘햇장, 햇거’이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2. 방법에 따른 명칭

경산에서 장의 명칭은 담그는 방법에 따라 달리 나타나기도 한다. 경산에서 ‘덧장’을 ‘장 키운다[장을 키운다]’라고 표현한다. ‘덧장’은 임시로 장을 키워 만들어 먹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장에 간장이 다 우려나면 간장은 맛이 좋지만 된장은 맛이 없는데 이때 메주 2~3개를 다시 쪄 장단지에 넣은 후 이를 섞어 만든 장을 말한다. 이처럼 메주를 다시 넣으면 된장의 맛도 좋아지고 양도 많아지게 되는데 다시 다 넣어서 만든 장이라는 의미에서 ‘덧장’이라고 한다. 경산에서 ‘덧장’은 같은 의미로 장의 맛도 좋게 하고 양도 더 늘리는 표현으로 ‘장 키운다[장을 키운다]’라고 표현한다.

“콩이 없어가 된장도 아이 마 많고 안 낋이도 되겠다 싶어가 안 낋이고, 인제 콩을 한 되 반을 우리 월케가 주더라. 그래 그거 삶아가 공. 장 좀 키웠심더.”

3. 장 관련 관용 표현

우리 조상은 장을 담그는 것뿐만 아니라 장맛이 변하는 것도 아주 불길한 징조로 여겼기 때문에 장에 관한 오랜 경험이 자연스럽게 관용표현으로 전해진다. 장 담그기와 관련한 경산 지역어의 관용표현은 크게 금기 표현과 장의 상태와 맛 관련 표현으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경산 지역에서 장 담그기와 관련하여 사용하는 금기 표현 중에서 비방 관련 표현은 다음과 같다. “저거는 왜 저런데 카이끼네 메주 낋이놓고 머리 감으면 안 된단다. 그기 난다 캐.” 이처럼 ‘메주 낋이놓고 머리 감으면 안 된단다’는 메주콩을 끓여놓고 머리를 감으면 메주에 머리카락과 같이 가늘고 긴 검은 곰팡이가 생긴다는 말이다. 메주를 끓여놓고 머리를 감으면 메주에 문제가 생기니 조심하라는 일종의 비방 표현으로 보여 진다.

또한 경산 지역에서 장과 관련된 표현에는 담그는 시기를 알려주는 표현과 함께 금기해야 할 시기를 나타내는 표현도 확인 할 수 있다.

“숩게 말하자면 장 담을 때는 인자 손 없는 날에 담는 기 낫, 좋다. 숩게 말하자면 그렇지. 나도 아직까지는 그런 거 따진다. 손 없는 날 담는다. 지금도”

‘손 없는 날 담는다’는 귀신이 없는 날 장을 담근다는 말로 장이 ‘손 걸리는’ 것, 즉 맛이 변하거나 벌레가 생기는 것을 피하기 위한 말이다. 장 담그는 것을 피해야 하는 시기를 말해주는 표현도 있다.

“음력 시월달에 돼야 돼. 양력 시월달은 벌레 끓는다고 안 해. 왜 파리가 저저 똥을 씬다꼬 안 하는 거야. 춥어야 돼.”

“양력 시월달은 벌레 끓는다”는 메주를 쑤기에 좋은 달을 말해주는 표현으로 음력 10월에 메주콩을 쑤면 날씨가 추워 ‘씨’, 즉 벌레가 생기지 않지만 음력 9월에 메주를 쑤면 날이 따뜻해 메주 속에 벌레가 생긴다는 말이다.

“나중에 날씨가 따시이 벌레가 생기는 기라. 지네. 그래 맞다 카이. 날씨 따실 때 메주 쑤면 안 된다 카이끼네.”

‘날씨가 따실 때 메주 쑤면 안 된다’역시 이와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 이들은 모두 메주를 쑤기 좋은 달과 날씨를 말해주는 표현이다.

둘째, 경산 지역에서 장 담그기와 관련하여 사용하는 장의 상태와 맛 관련 표현은 다음과 같다.

“가을에 해놔 노면 다 말라야 되지. 덜 마리면 그게 마 참말로 벌거지도 씨고 이런다. 언니한테 얻어 먹고 이랬거든. 내가 와서 딱 해보니깐 벌레 하나도 안 씨는데.”

“울 어머님은 이상하게 그자. 장은 맛있는데 티가 그래 실어.”

경산 지역에서는 장에 벌레가 생긴 것을 “씨다, 실다”로 표현한다. 즉 장을 잘못 관리해 똥파리의 알이 부화되면 벌게가 생기는데 이를 ‘씨, 티, 벌지’라고 하고, 이렇게 벌레가 생기는 것을 ‘씨 씬다’ 또는 ‘씨가 실다, 티가 실다, 똥을 씬다’로 표현하고 있었다. 장맛에 관한 관용표현도 찾아 볼 수 있다.

“손맛이 좋으면 장맛이 좋다고 그래 나는 올개 장 떠갖고 메줏가리로 좀 해 와가지고 그래 막 두리두리 섞어가 이런 단지에 마. 쌈장 맛있다.”

‘손맛이 좋으면 장맛이 좋다’는 손맛의 척도가 장맛임을 말하는 것으로 솜씨가 좋은 사람은 장도 잘 담가 장맛도 좋다는 의미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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