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고려 전기의 장군 강민첨(姜民瞻)[963~1021]을 그린 초상화.

[개설]

강민첨 장군은 본관이 진주이며, 목종 때 문과에 급제하였으나 지기(志氣)가 있는데다가 굳세고 결단력이 있어 주로 전공을 세워 입신하였다. 「강민첨 영정」은 조선 후기의 화가 박춘빈(朴春彬)이 18세기에 그린 반신상의 초상화이다. 1975년 5월 16일에 보물 제588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보물로 재지정되었다.

[제작경위]

강민첨 초상의 상단에 있는 찬문(贊文)과 그 옆의 기록에 의하면, 이 영정은 고려시대 때 그려진 공신상은 아니고, 조선 정조 12년(1788) 당시 진주병사(晋州兵使)로 재직했던 이연필(李延弼)이 박춘빈이라는 화사(畵師)에게 명하여 이모(移模)된 것으로서 「강민첨 영정」의 범본으로 삼았던 원본은 당시 우방사(牛芳寺)에 있었다고 한다.

한편, 『신증동국여지승람』의 진주목에 의하면, 원래 강민첨의 유상은 진주 우산(牛山)에 있는 모방사(茅房寺)에 있다가 강민첨 초상이 이모되기 전 어느 시기엔가 우방사로 옮겨진 것임을 알 수 있다.

[형태]

강민첨 초상은 복두에 정장을 하고 홀을 들고 앉은 우안팔분면(右顔八分面)의 반신상으로서, 고려시대 공신상 형식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상단에는 제작 시기와 제작자 및 화사를 분명히 알 수 있는 화기(畵記)가 남아 있다.

의자에는 호피가 깔려 있는데, 이것은 조선 후기에 들어 이모하면서 원본을 그대로 모사한 것이 아니라 조선 정조 연간에 제작된 초상화의 제작 기법을 차용하여 제작된 것이다. 즉 고려시대의 공신상 형식에 모사 당시인 18세기 후반의 상용형식을 가미한 것으로 보인다.

[특징]

초상화임에도 불구하고 큰 귀와 작은 입, 그리고 옆으로 찢어진 눈매 등 인물의 표정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또한, 홀대를 쥐고 있는 작은 손과 소매 끝단의 형식화된 옷 주름의 표현 및 전반적인 필치 등에서 전체적으로 경화된 느낌을 주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의의와 평가]

현존하는 강민첨 초상이 비록 모사본이라 하더라도 현재 고려시대에 생존하였던 인물의 초상화가 희귀한 실정에서 모사본을 통해서나마 그 전체적인 표현형식 및 고려시대 공신상 형식을 엿볼 수 있으므로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