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3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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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Story of a Dried Persimon; The |
이칭/별칭 | 호랑이와 곶감,호랑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일반성면 |
집필자 | 박기용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일반성면에 전해오는 곶감 때문에 화를 면한 소도둑에 관한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하종갑이 1994년에 진양문화원에서 편찬한 『진양 민속지』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아주 오랜 옛날 호랑이 한 마리가 소를 잡아먹으려고 어느 집 외양간으로 숨어들었는데, 마침 그 집에는 소를 팔아서 외양간이 비어 있었다. 그러자 사람이라도 잡아먹으려고 외양간에 엎드려 방안의 동정을 살피고 있었다.
방에서는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고 부모가 애를 먹고 있었다. 자꾸 울면 호랑이가 잡아먹는다고 해도 울음을 그치지 않던 아기가 곶감을 준다고 하니까 신통하게도 울음을 뚝 그치는 것이었다. 호랑이는 그 말을 듣고 ‘곶감이란 놈이 나보다 더 무서운 놈이구나.’하고 생각을 하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곶감이란 놈이 어떤 놈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때 소도둑이 살금살금 들어와 외양간 소를 훔치려고 더듬기 시작했다. 미끈한 털이 만져지고 제법 큰 소가 있었다. 캄캄한 밤에 소도둑이 손으로 어루만지니 호랑이가 벌떡 일어섰다. ‘어이쿠, 이놈이 곶감이로구나.’라고 호랑이가 생각하며 겁을 먹고 달아나는데, 소도둑은 엉겁결에 호랑이 등에 올라타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그는 소인 줄로만 알고 등에 올라타서는 꼭 잡고 놓지 않았다.
호랑이는 놀라서 번개같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소도둑은 떨어지지 않으려고 더욱 힘을 주어 움켜잡았다. 그럴 때마다 호랑이는 곶감을 떼려고 더욱 달리고, 소도둑은 더욱 힘주어 놓지 않았다. 그래서 호랑이는 ‘야, 정말 곶감이란 놈은 무섭구나.’라고 생각했다.
호랑이가 달리는 바람에 소도둑은 온몸이 나무에 긁히고 가시에 찔려 피투성이가 되었다. 결국 소도둑은 손을 놓아 떨어졌으나, 재빨리 속 빈 고목나무로 들어가서 숨었다. 겨우 소도둑을 떨어뜨리고 달아난 호랑이는 기진맥진하여 산등성이에서 쉬고 있는데, 곰이 한 마리가 지나가다가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말도 마라. 내가 오늘 밤에 곶감을 만났는데, 정말로 무섭은 놈이데.”라고 호랑이가 말하니, “곶감이라이? 네보다 더 무서운 놈이 어데 있노? 보기 전에는 몬 믿것다.”라고 곰이 대답하였다.
그러자 호랑이는 보여준다며 앞서고 곰이 뒤따라 온 길로 되돌아갔다. 곶감을 떨어뜨린 장소에 가보니 곶감은 없었다. 곰은 코를 벌름거리며 고목나무 쪽으로 갔다. 고목나무에 꼬리를 집어넣고 곶감이 있는지 더듬기 시작했다. 숨어 있던 소도둑은 이리저리 피하다가 이판사판으로 곰의 꼬리를 꽉 움켜잡았다. 곰은 갑자기 당하자 고목에 엉덩방아를 찧으며 걸터앉는 모양이 되었다. 호랑이가 이 광경을 보고 “거 봐라. 곶감이란 놈이 무섭다고 안 카더나?”라고 말했다.
호랑이는 놀라서 다시 도망을 쳤다. 곰도 놀라 도망치려고 힘을 주는데, 소도둑이 곰 꼬리를 말아 쥐고 잡아당겼다. 한참을 힘을 쓰다 보니 곰의 꼬리가 뚝 끊어지고 말았다. 꼬리가 끊어진 채로 곰이 도망을 치며 ‘곶감이란 놈은 정말 무섭구나.’라고 생각했다. 이 때부터 곰은 꼬리가 없어졌다고 한다.
[모티브 분석]
곶감 이야기 설화의 기본 모티브는 ‘등에 소도둑 업은 호랑이’라는 유형의 민담이다. 이 유형의 민담은 두 가지의 모티브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소도둑이 호랑이 등에 올라타고 가다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곶감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곰이 꼬리가 짧아지게 된 내력’을 말하는 내용이다. 이 두 가지 모티브가 결합하여 새로운 변이형이 생겨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