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4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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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祈雨祭- |
영어의미역 | Tug-of-War for Rain God |
이칭/별칭 | 기우제 줄싸움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
집필자 | 한갑진 |
[정의]
진주지역에서 가뭄이 심할 때 비오기를 기원하는 주술적 의례로 행해졌던 줄다리기 놀이.
[개설]
줄다리기는 대개 풍농을 기원하며 매년 정월 대보름에 행해지던 대동놀이이다. 하지만 진주지역에서는 가뭄이 심할 때 비오기를 기원하며 부정기적으로 행해왔다.
[연원]
본래 줄다리기의 주술적 의미는 줄을 용이라 부름으로써 용신(龍神)을 상징하고, 용신은 곧 수신(水神)으로 농사의 풍흉과 직결된다. 따라서 청룡과 황룡으로 행해지던 줄다리기는 적당한 비를 기원하고, 또 암줄과 수줄의 연결과정을 성행위를 주술적으로 모방함으로써 다산풍요를 기원하며, 정월대보름이라는 시간적 의미는 1년 중 최초의 만월로 농업과 관련되며 꽉 찬 달은 풍년을 상징한다. 그리고 놀이 장소가 주로 논에서 이루어진다는 공간적 의미 또한 생산적 의미를 강하게 지니고 있고, 일반적으로 여성편이 늘 이겨야 하고 또 그렇게 되는 것 또한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진주지역의 기우제 줄다루기는 궁극적으로 다산풍요를 기원하는 것이지만 직접적으로는 가뭄이 심할 때 강우를 기원하는 의미가 강하다, 그래서 줄다리기라 하지 않고 줄다루기라 한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는 어느 편이 이기든지 상관이 없으며, 놀이 자체가 기우주술(祈雨呪術)에 강한 의미를 둔다.
[놀이도구]
대개 줄의 길이는 한 쪽이 300m 정도이며, 굵기가 1.5~2m 정도로, 만드는 기간이 10일 넘게 소요된다. 줄을 만드는 데는 마을 사람들이 각기 형편에 따라 짚을 내놓으며, 부잣집에서는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했다. 윗마을에서 만든 줄은 청룡줄, 아랫마을에서 만든 줄은 황룡줄이라 하였다.
[놀이방법]
문산천이 바닥나고 가뭄이 극심해지면 마을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줄다루기를 준비한다. 마을을 윗마을과 아랫마을로 나누고 각기 줄을 준비하는데, 서로 가능한 한 줄을 크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줄 크기를 알아내려고 염탐꾼을 보내기도 하고 자기 마을의 줄은 노출되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운다.
청룡줄과 황룡줄이 완성되면 이를 문산천으로 옮긴다. 이때 줄이 워낙 무겁기 때문에 줄 밑에 침목을 깔고 밀어서 옮긴다. 이렇게 옮겨진 줄을 서로 교미시키게 되는데, 암줄의 올가미에 수줄을 끼우고 비녀목을 꼽는다. 이때 암줄과 수줄의 결합 부위에 물을 뿌리고 고사를 지낸다.
줄다루기를 할 때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용록가(龍綠歌)」를 부르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이야 허허 우이야 허허/우이야 소리 잘도나 한다 우이야 허허/용왕전에 들리도록 우이야 허허/큰소리로 외쳐주소 우이야 허허/용왕님이 감동하사 우이야 허허/비구름이 모여든다 우이야 허허/얼씨구 절씨구 흥이 나네 우이야 허허/우이야 허허 우이야 허허/천기사 용왕님네 우이야 허허/물이나 철철 내려주소 우이야 허허/고래실 논밭둑이 우이야 허허/다 무너지도록예 우이야 허허/애타는 농부님네 우이야 허허/소원이나 풀어주소 우이야 허허/우이야 허허 우이야 허허/청룡 황룡 목이 말라 우이야 허허/비를 빌며 슬피운다 우이야 허허/황룡 머리 곱게 땋아 우이야 허허/청룡 곁을 찾아 오네 우이야 허허/금비녀 비단 바지 우이야 허허/신표로 삼자구나 우이야 허허/우이야 허허 우이야 허허/청룡 황룡 결연하니 위야 허허/구름은 모여들고 우이야 허허/ 저 건너 알미봉에 우이야 허허/비가 묻어 오는고야 우이야 허허/우장 삿갓 챙기거라 우이야 허허/지슴을 매자구나 우이야 허허/
줄다루기가 시작되면 윗마을에는 시내 사람들까지 참여하고 아랫마을에는 마산 사람들도 가세하여 5만 여명의 인파가 모였다고 한다. 진주의 줄다루기는 강우를 기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승리에는 큰 관심이 없고 양쪽 마을 사람들이 줄다루기에 참여하여 한 마음으로 비를 기원하는 염원이 중요했다 한다.
줄다루기가 끝나면 줄은 잘라서 줄값을 받고 팔았으며, 이것으로 경비의 일부를 충당하였다. 이렇게 산 줄을 다려먹으면 아이 없는 집에서는 아이를 가지게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나머지 줄은 사려놓고 태움으로써 그 연기가 비를 내리게 할 것이라 믿었다. 이렇게 줄다루기를 하고 나면 대개 비가 내렸다고 한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진주지역의 기우제 줄다루기의 주술성을 살펴보면 먼저 줄을 청룡과 황룡으로 부름으로써 용이 비를 부른다는 주술적 의미와 암줄과 수줄의 교미는 음양의 조화로 비를 부를 수 있다고 믿으며, 줄다루기에 모여든 인파는 마치 구름이 모이는 것 같은 모방주술적 행위이다. 또 사람들이 지르는 함성과 비를 기다리는 염원은 천둥소리로 나타나는 유감주술적 의미를 가진다. 게다가 줄다루기 장소가 오랜 가뭄으로 바짝 마른 하천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수신인 용이 하천에 서린다는 모방주술적 의미를 가진다.
[현황]
진주지역의 줄다루기는 1960년대 중반까지 진행되다가 수리안전답의 증가와 지역 경제기반의 변화로 더 이상 전승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 경상남도민속경연대회 참가와 함께 복원의 움직임이 있었으나, 더 이상 기우주술적 의미를 지니지 못하며 또 막대한 경비 탓으로 복원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