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5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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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南冥-相思- |
영어의미역 | Nammyeong and Serpent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정촌면 |
시대 | 조선/조선 |
집필자 | 김동민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정촌면(井村면)에 전해오는 남명(南冥) 조식(曺植)의 외도(外道)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0년 8월 11일 류종목, 빈재황이 경상남도 진양군 정촌면 화개리 모심마을에서 채록하였으며,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한 『한국구비문학대계』8-3에 수록되었다. 제보자는 강기중(남, 87세)이다.
[내용]
진주 덕산(德山)에 살던 조식이 서울로 유람을 갔다. 한 오십 리를 걸어가니 해는 다 졌고 자야 될 판인지라 한 여관에 들어가니 처자 하나가 있었다. 남명 선생이 네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디로 가셨냐고 물으니, 외가에 날 지내려고(소상(小祥)이나 대상(大祥)을 지내는 일) 갔다 하였다.
오늘 저녁에 너희 집에서 자고 가야겠다고 하니, 그 처자는 저쪽에 자는 방이 있다며 처소를 정해 주었다. 두 사람은 동침을 했다. 이튿날 처자는 서울로 올라가면 며칠 만에 우리 집에 당도할 거냐고 물었고 남명 선생은 보름 만이라고 했다.
남명 선생은 서울로 올라가 사방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보름 만에 내려와 처자 집에 가지 않고 자기 집으로 갔다. 처자는 상사병이 나서 그만 구렁이가 되었다. 처자 부모가 와서 그 이유를 물으니, 남명 선생과 동침하여 변상(變相)을 했다고 대답했다.
처자 아버지는 남명 선생을 데리고 왔다. 그랬더니 구렁이는 혀를 내어 남명 선생 입을 핥고 친친 몸을 감아 누워 잤다. 이튿날 남명 선생은 큰 궤에 구렁이를 넣어 짊어지고 덕산으로 가서 자기 집 벽장에 넣어 두었다.
남명 선생에게 글 배우는 사람이 셋인데, 하루는 남명 선생이 내가 오늘 놀러가니 너희들 모두 놀러가라고 했다. 그래 둘은 놀러가고 하나가 남아 있다가 벽장 구렁이를 꺼내 몽둥이로 모가지를 패서 죽여 묻어 버렸다. 구렁이가 없어진 것을 안 남명 선생이 물으니 때려죽인 놈이 사실대로 말했다.
그러자 남명 선생은 여기 있지 말고 속히 네 집으로 가라고 하였고 그는 자기 집에 갔다. 한 집에서 같이 사는 식구가 칠팔 명 되는데, 그가 자기 집에서 담배 한 대 피울 시간 앉아 있으니, 하늘이 뇌성벽력을 하더니 식구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모티브 분석]
이 설화의 기본 모티브는 한국의 전 지역에서 전승되는 「구렁이 처녀와 선비」의 민담이다. 이것은 자신에게 도움을 준 처녀가 구렁이라는 사실을 안 선비가 고민 끝에 구렁이를 도와 용이 되게 했다는 내용이다.
가난한 선비가 자신과 결연했던 처녀가 구렁이임을 알았을 때 선택한 행동과, 남명이 상사 구렁이를 보았을 때 하는 행위는 다르지만, 구렁이를 위하는 마음은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일반적으로 구렁이의 상대역은 지네로 돼 있는데, ‘구렁이 처녀와 선비’에서는 돼지로 설정되고, 진주 설화에서는 인간인 남명으로 설정되고 있는 점이 다르다.
[의의와 평가]
남명 조식의 선비정신을 기리는 다른 설화와는 달리, 조식 같은 고고한 선비도 때로는 여색에 눈이 어두워 한 처자에게 고통을 주고 심지어 제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부정적인 면이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선비들에게 어떤 경종을 울리게 하는 교훈적인 설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