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6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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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Song of Monthly Festivities |
이칭/별칭 | 달거리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
집필자 | 정규식 |
[정의]
정월부터 12월까지 매달의 상황에 맞게 노래로 부르는 민요.
[개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인간의 생활과 감정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와 같은 변화를 1월부터 12월까지 새 달을 맞을 때마다 그에 따른 민속과 생활과 감정을 담아 표현한 것이 ‘달거리’ 또는 ‘달풀이’라는 명칭으로 불리어져 온 민요들이다.
‘달거리’ 또는 ‘달풀이’ 민요는 노래 부르는 시기로 보면 세시요에 속하고, 내용으로 보면 농사요, 애정요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농사요는 농업을 장려하는 성격으로 월령에 따라 진행해야 할 구체적인 농사일을 나열한다. 애정요는 월령에 따른 농사민속을 언급하면서 가족 특히 부모와 형제, 떠난 님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한편 기능으로 분류하면 세시에 불려지므로 의식요라 할 수 있고 농사 시에도 불려지므로 노동요라고도 할 수 있다. 내용상에서 애정을 표현한 경우는 무시의 일상에서도 부모와 형제, 떠난 님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것으로 일종의 유희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채록/수집상황]
『한국구비문학대계』8-3(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의 자료는 1980년 8월 9일 류종목, 빈재황에 의해 경상남도 진주시 사봉면 북마성리 매껄마을에서 채록되었다.
제보자인 이옥인(李玉仁)은 68세의 여성이다. 제보자는 진주시 진성면 동산리에서 자라나 19세 때에 이 마을로 시집와서 조사 당시까지 살고 있었다. 56세 때에 사망한 남편과의 사이에는 4형제를 두었는데, 장남은 새마을 지도자로 활약하다가 수년 전에 병사해 버렸고, 나머지 자식들은 부산, 진주 등지로 나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농토도 없는데다가 농사를 지을 만한 사람도 없어서, 맏며느리가 경영하는 구멍가게를 돌보며 살림을 살고 있다.
친절하고 얌전한 성품이며, 작은 체구에 곱게 생긴 얼굴인데, 안경을 끼고 있다. 윗니가 많이 빠졌으나 말씨는 분명하다. 그러나, 기운이 약해서인지 목소리가 약해서 듣기 어려운 때가 있었다. 국문은 읽을 수 있다. 기억력이 좋고 구변이 좋으며, 노래도 제법 잘 불렀다. 친정 고모님이 이야기도 잘 할 뿐 아니라, 선소리와 같은 민요도 잘 불렀다고 하는데, 그 분에게서 이야기도 듣고 노래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가사]
정월대보름날 오만사람이다
보름이라꼬(반복해서 부른 곳) 망월하건마는
슬프다 우리부모 어데가고
정월대보름날 망월할줄 모르는고
그달그믐 다지나고
이월한시에 오만새촉이 올라오건마는
슬프다 우리부모는 어데가고
새촉올라 오는줄 모르는고
그달그믐 다지나고
삼월이라 삼짓날
강남갔던 연자는
옛집을 찾아들건마는
슬프다 우리부모는 어데가고
옛집을 찾아들줄 모르는고
그달그믐 다지나고
사월이라 초패일날
오만사람이다 절귀겅 가건마는
슬프다 우리부모는 어데가고
절귀겅갈줄 모르는고
그달그믐 다지나고
오월이라 단옷날
옛적옛말로 아들못낳는사람
아들둘낳고 한절에
불공디리로 가건마는
슬프다 우리부모는 어데가고
한절에 불공디릴줄 모르는고
그달그믐 다지나고
유월이라 유디에
오만사람이 밀부침이 붙이서
유월유디고시 하건마는
슬프다 우리부모 어데가고
유디고시할줄 모르는고
그달그믐 다지나고
칠월이라 칠석날 저녁에는
견우직녀 일년일차
한번이나 만내건마는
슬프다 우리부모 어데가고
일년일차 한번도
만내줄줄 모르는고
그달그믐 다지나고
팔월이라 한가웃날
오만사람이다 새옷을입고
춤을추는듯 하건마는
슬프다 우리부모 어데가고
새옷입고 춤추는줄 모르는고
구월이라 구일날
외국갔던 까마귀는
옛땅을 찾아오건마는
슬프다 우리부모는 어데가고
옛땅을 돌아올줄 모르는고
그달그믐 다지나고
시월이라 상달에
오만사람이다 할배지사라꼬
찰떡치고 매떡치건마는
슬프다 우리부모는 어데가고
찰떡매떡칠줄 모르는고
그달그믐 다지내고
동짓달 동지는
오만사람이다 팥죽을 낋이서
동지라꼬 치성으로 하건마는
슬프다 우리부모는 어데가고
팥죽낋이 치성을
흩칠줄 모르는고
그달그믐 다지내고
섣달이라 그믐날 저녁에는
골골마다 화초등을 달건마는
슬프다 우리부모는 어데가고
화초등달줄 모르는고
[내용]
위 노래는 달풀이 중에서도 내용면에서 ‘사친가’에 해당한다. 정월부터 시월까지 월령을 좇아 달마다 이루어지는 풍속을 노래하고는 ‘슬프다 우리 부모는 어데가고 ~할 줄 모르는고’로 후렴을 이어 부모에 대한 애타는 그리움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의 제보자인 이옥인은 마을에 사는 여인이 부모를 다시 볼 수 없는 마음이 가슴에 한이 되어 무시로 생각날 때마다 부르곤 했다고 한다.
[의의와 평가]
계절의 변화와 그에 따른 절기마다 맺어진 풍속에 대한 생각을 부모와 관련시켜 노래한 것으로 세시에 대한 인식과 풍속을 알 수 있으며 또한 풍속이 표방하는 저류의 심상을 서민 여성의 목소리로 노래한 민요이다.
민요가 민중의 일상에서 어떻게 다양한 기능을 하는 지 보여 주는 노래라 할 수 있다. 곧 일 년 중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날에 불려져 그에 따른 의례와 농사일을 권장할 뿐 아니라 노동 시에도 불려졌으며, 가슴 속에 맺힌 정을 풀고자 할 때도 불러 스스로 위로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