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22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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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處女鬼神- |
영어의미역 | Child Haunted away by a Virgin Ghost; A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수곡면 사곡리 식실마을 |
집필자 | 정규식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수곡면 사곡리 식실마을에서 전승되는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는 귀신을 지혜와 용기로 퇴치한 참판 아들에 관한 설화.
[개설]
처녀 귀신을 쫓은 아이 설화의 중심내용인 귀신 퇴치는 이인설화(異人說話)나 장군설화(將軍說話)에 자주 등장하는 모티브이기도 하다. 이인은 비범한 능력을 가진 존재로써 자신의 능력으로 몇 가지 어려움을 해결하고, 민중들에게 구원자로 존재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귀신과의 대결은 이인의 신이한 능력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등장하며, 장군 설화에서는 주인공의 어린 시절이나 수련 과정 중 신이한 능력을 강조하기 위해 삽입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렇게 어른을 능가하는 아이들의 탁월한 지혜를 부각하는 이야기를 아지설화(兒智說話)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이야기에서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삼는 것은 아이가 지닌 역동성과 그 성장 가능성, 즉 잠재력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이인(異人)의 잠재력은 종종 지배 집단에 억눌린 민중의 잠재력과 동일시되기도 한다.
[채록/수집상황]
『한국구비문학대계(韓國口碑文學大系)』8-3의 채록 자료는 1980년 8월 6일에 조사자 류종목, 빈재황이 경상남도 진양군 수곡면 사곡리 식실마을에서 채록하였다. 제보자 이필녀는 66세의 여성으로 조사자가 효부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자 이것을 이야기했다. 기억에 별로 자신이 없어 보였다.
[내용]
옛날 어느 알 수 없는 고을에 아전이 외동딸을 두었다. 딸은 홀아비로 자신을 길러준 아버지 병을 낫게 하기 위해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러 다녔는데, 우연히 그 절의 중과 눈이 맞았다. 어느 날 나라에서 딸의 미모를 듣고 데려가려 하자, 아전은 그것을 거부하고, 옥에 갇혀서 죽고 만다. 처녀는 중과 함께 절로 피했으나 뒤쫓아온 사람들이 절에 불을 질러 중과 함께 타 죽고 만다. 그 이후 죽은 처녀와 중의 원한 때문에 절터에는 소리가 들리고, 마을에는 유행병이 돌았다. 마을 사람들이 점을 쳐보니 처녀와 중의 원혼 때문이어서 제사를 지냈다. 여덟 살 먹은 참판 아들 성성구가 그 소문을 듣고 마을 사람들을 돕기 위해 왔다. 마을에서는 한 해라도 제사를 거르면 농사가 흉년이 들고, 병이 생기는 등 변고가 생긴다고 했다. 성성구는 절터에 가서 자리를 잡고 칼을 베고 누웠는데, 잠이 살며시 들자 처녀가 하나 들어왔다. 베고 있던 칼로 내려치자 처녀는 사라졌다. 이튿날도 누워있으니 처녀가 하나 나타났는데, 처녀는 고양이로 변했다. 고양이가 배위에 올라 숨을 못 쉬게 했지만 잠에서 깬 성성구는 겨우 고양이를 쫓아내었다. 고양이가 달아난 불상 밑을 보고 고양이가 귀신 역할을 한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날 마을 사람들에게 사실을 설명하고 귀신은 없으니, 이제 제사를 지내지 말라고 했다.
[모티브 분석]
처녀 귀신을 쫓은 아이 설화는 아지설화(兒智說話)에 해당하며, 전체적인 내용으로 볼 때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공상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신이담(神異談)에 가깝다. 그러나 설화의 중반부까지는 신이담의 기본적 흐름을 이어가지만 마지막 결말부에서 귀신의 존재를 부정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단순한 신이담이 아닌 전설에 가까운 현실적 이야기로 바뀌는 것이다.
[의의와 평가]
신이담은 의도적인 허구이니 만큼 사건이 전개되는 시간이나 공간도 제한이 없거나 막연하며, 이는 처녀 귀신을 쫓은 아이 설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또 신이담에서는 흔히 초월적인 영웅이나 귀신, 도깨비 따위들이 등장하여 변신을 행하고 요술을 보여준다. 다른 지역에서 발견되는 유사 각편들의 경우 대개 이인이나 영웅적 인물의 비범한 능력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적대자인 귀신이나 요괴 등 신이한 존재의 초현실적인 힘 자체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러나 처녀 귀신을 쫓은 아이 설화의 주인공은 용기나 지혜라는 현실적 능력을 가지며, 주인공의 능력보다는 민중의 현실적 인식 자체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특이점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