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4A010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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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 낙동강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기혁 |
만약 당신이 긴 수염을 날리며 하늘을 향해 승천하는 용이 나오는 꿈을 꾸었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당신은 아마도 길몽이라 여겨 복권을 사러 가거나, 혹은 장군감이 태어날만한 태몽이라 여길 것이다.
꿈에서뿐만 아니라 옛날이야기에도 용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이처럼 용은 옛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매우 신성시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용을 뜻하는 순우리말은 ‘미르’, 곧 물이다. 강이나 물이 살아서 움직이는 모습이 바로 용이다. 은하수를 뜻하는 ‘미리내’는 움직이는 물의 화신인 용이 다니는 냇물이다. 냇물 어딘가에 훌렁훌렁 떠올라 너울너울 날아다니는 퍼런 불덩어리, 그것이 바로 용이다.
용당마을에는 용과 관련한 전설뿐만 아니라 풍수와 관련된 내용도 적지 않다. 용당의 가야진사 맞은 편 강 건너 김해 쪽에는 용산(龍山, 해발 49m)이라는 커다란 산이 버티고 있는데, 이 산은 마치 커다란 용 한 마리가 낙동강에 머리를 드리운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그리하여 용신제를 할 때에도 용의 머리모양을 한 이 곳 용소에 돼지를 바치는 의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용산뿐만 아니라 용산 앞을 흐르는 낙동강도 이들에게는 매우 신성한 곳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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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龍山·해발 49m)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이곳 용소는 깊이가 약 27m로 낙동강에서 가장 깊고, 물줄기가 위 아래로 통하여 항상 소용돌이가 인다고 한다. 용소 앞에서 이러한 소용돌이가 일어나니 마을 사람들은 이 일을 매우 신성한 일로 생각하고 있었다. 용당리에 있는 가야진사는 용신제를 지내는 사당으로 낙동강의 옛 나루터의 신이 모셔져 있다고 한다. 가야진 나루터에는 황룡(남편용)-청룡(첩용)의 전설이 전해지는데 이 이야기와 더불어 용이 나루터 신으로 신격화 된 것이다.
성현들은 하천을 ‘상(祥)서로운 용’에 곧잘 비유했다. 높은 하늘에서 내려다 본 하천의 모습이 마치 용의 꿈틀거리는 형상과 비슷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무서운 홍수가 나면 낙동강을 마치 성난 용으로 연상해 마음 졸이며 속죄하듯 근신하곤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나루터가 쇠퇴하면서 용이라는 존재는 조금씩 우리네 의식 속에서 사라져갔고,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용이 잊혀 지면서 강에 대한 애착도 사라져 물은 더러워지고 용에 대한 그 옛날의 경외함도 낮아져갔다.
하지만 용당리 주민들은 여전히 가야진사와 더불어 ‘용신’을 천오백여 년 동안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그들을 지켜줄 수호신으로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