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하용(60세) 씨는 올해(2008년) 환갑이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곧장 양복점에 취업했으니 50년이 다된 셈이다. 상북이 고향인 그가 처음 양복가게에 발을 들여놓았던 곳은 부산 동대신동 어느 집이었다. 너나없이 가난하던 시절 호구지책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잔심부름에서 시작하여 단추달기, 주머니달기로 이어진 뒤 9개월 만에 바지를 만들게 되었다. 그나마 보통 사람들...
박기배(49세) 씨는 한국전력공사에 합격하여 교육을 마치고 부산지사에서 근무하던 중 한전 양산출장소에 자원, 1984년 10월 24일자로 발령을 받아서 근무를 시작한 게 양산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양산에서 근무한 지 3년이 되어갈 무렵,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권태기였다고 여겨지는 시기를 잘 넘기지 못하고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와서 여러 가지를 사업이랍시고...
북부동 175번지의 김영식(51) 씨는 이곳에서 42년 째 살고 있다. 그 옛날 양산읍성의 객사가 있었던 자리 뒤편이다. 출생지도 중부동이어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양산 구도심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 이곳에 오기까지 두 곳을 거쳤지만 모두 반경 100m 이내의 가까운 거리이다. 김씨는 가락국 김해김씨 수로왕 후손으로 고조부 이전부터 대대로 양산 주변에서 살아왔다고 한다....
장맛비가 잠시 멈춘 어느 후텁지근한 날 오후, 예고도 없이 불쑥 이형우 씨(79세)의 다방동 자택을 방문했다. 예고가 없었던 것은 지금도 가축병원을 꾸려나가고 있겠거니 해서였다. 마침 지인과 더불어 약주를 즐기던 차라 반가이 맞아줬다. 일제에 의해 多芳이라 바뀐 지명이 하루 빨리 원래의 지명인 茶芳(이곳 원주민들은 지금도 다방이 아니라 차방이라 일컫고 있다)으로 되기를 바란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