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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습지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401739
한자 高層濕地
영어의미역 High Moor
이칭/별칭 고층습원
분야 지리/자연 지리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남도 양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손일

[정의]

경상남도 양산시에 있는 물이끼가 많은 습원.

[개설]

습지는 식물의 생산량이 분해량을 초과할 때 만들어지며, 습원의 형성이나 유지에는 물의 양이나 질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지수함양성이냐 아니면 강수함양성이냐에 따라 습원의 성격이 결정된다. 고층습지는 강수함양성으로 저온다습하고 배수가 잘 되지 않는 평지나 산지 사면에 발달해 있다.

토질은 양분이 부족하고 미분해 유기질의 부식의 영향으로 강산성을 띠고 있다. 이 같은 산성수질로 인해 물이끼류 등이 썩지 않고 퇴적해 적갈색의 이탄(泥炭: 화본과 식물 또는 수목질의 유체가 분지에 두껍게 퇴적하여 생물화학적인 변화를 받아서 분해되거나 변질된 것)이 장기간에 걸쳐 퇴적되어 있다.

고층습지는 작은 규모의 볼록 지형과 오목 지형이 얽혀 불규칙한 모양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볼록 지형에는 쇠털골습지라 불릴 만큼 쇠털골이 잘 번식되어 습지 전체가 시계유리 모양으로 볼록하며, 털전호, 전호, 월귤 등의 왜성관목과 쇠털골·장지채 등의 초본식물이 혼생하여 교목의 침입이 어렵다.

입지 조건에서 보이는 특징은 강수만으로 식물의 생육이 규제되며 지하수와는 관계가 없다. 고층습지는 오직 우수에 의해 영향을 받는 만큼 대부분의 습지는 강우가 많은 지방(600~650㎜/년, 보통 1000㎜/년 이상)에서 나타나며, 불투수층 지역에 형성된다.

고층습지에 나타나는 주요 식물상으로는 물이끼류, 끈끈이주걱, 이삭귀개, 큰방울새란, 두루미꽃, 그늘사초, 동의나물 등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층습지는 1968년 대암산 용늪이 보고된 이래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양산시에는 1995년 무제치늪, 1996년 단조늪, 1999년 밀밭늪화엄늪, 2002년 신불산 고산습지가 발견되어 보고되었으며, 양산시에서는 이들 지역을 조사, 고층습지 보전 방안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현황]

1. 무제치늪

무제치늪은 양산시 하북면 답곡리와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 덕현리를 각각 뒤로 하고 있는 정족산(솥발산) 7부 능선에 형성되어 있다. 1995년 9월 최기룡에 의해 발견되어 관계 기관 및 학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무제치늪은 국내의 고산 지역에 발달한 늪지 중에서도 가장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도가 높지 않다. 지형 변화로 생긴 오목한 함몰지에 주변 식물들이 고사한 채 수천 년간 쌓이면서 형성된 습지로, 무제치늪에는 인근 지역과 달리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2. 단조늪

단조늪양산시 원동면 선리 영축산 북쪽 능선 해발 940~980m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고산습원으로, 각종 희귀 동·식물이 자라고 있다. 정우규가 1996년 1월경에 발견하여 관계 기관 및 학계에 보고하여 알려지게 되었다. 단조늪의 크기는 습지부가 약 7,000㎡이고, 습지부 주변의 고산 초원 지대를 포함하면 약 30만㎡로 정족산 무제치늪의 3~4배에 달하며, 지금까지 보고된 것 중 가장 크다.

주변부에는 고산초원이 발달하였고, 동쪽과 남쪽은 암벽으로, 서쪽은 참나무류의 숲으로 둘러 싸여 있고, 북쪽은 단조봉~신불산으로 연결되는 능선으로 되어 있다. 습원 내에는 5~6개의 작은 샘이 있고 5~6개의 물길이 있다. 수원으로서의 역할은 매우 미미하고 평시에 물이 흐르는 것은 1개뿐이다.

3. 밀밭늪

밀밭늪양산시 하북면상북면 그리고 옛 웅상읍과의 경계를 이루는 천성산(811.5m)의 주봉 동남쪽 계곡, 북위 35° 24′ 45″N, 동경 129° 07′ 52″E에 위치한다. 1999년 9월에 정우규와 울산방송 산지늪 취재팀 이상용·황문수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늪의 크기는 약 100×250m이다. 습지부는 675~725m 고도에 형성되어 있고 주변부는 소나무와 참나무 종류들이 산림을 이루고 있는 무제치늪과 닮은 전형적인 분지형 고층습지이다.

습지의 물은 우수가 주변 산에서 낮은 곳인 늪으로 유입되어 수량이 풍부한 편이나 이탄층이 침식된 심구(深溝, 물골) 혹은 습지구가 발달하여 물이 지나치게 많이 빠져나가고 있다. 이탄층이 150~200㎝ 두께로 두껍게 퇴적되어 있고, 고층습지에는 석회암 지대에 생기는 돌리네와 같은 희귀한 이탄지 우물이 나타난다.

4. 화엄늪

화엄늪은 한반도 동남부의 낙동정맥으로 이어지는 해발 1,000m 내외의 가지산 도립공원 내 천성산(구 원효산, 922.2m) 남서쪽 능선부 북쪽에 형성된 고층습지로 1999년 8월에 정우규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늪의 크기는 약 150×500m이고, 습지부는 해발 789m에 형성되어 있다. 주변부에는 고산초원이 발달하였고, 동쪽과 남쪽은 암벽으로, 북쪽은 참나무류의 숲으로 둘러 싸여 있다. 기저암은 화강암이고, 기저암 위에는 화강암의 부식질 토양이고 화강암이 풍화된 잔돌들 위에 식물의 부식질 내지 이탄이 쌓여 있다.

5. 신불산 고산습지

신불산 고산습지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 대리 산92-2번지 일대 해발 730m~750m 지대에 위치한다. 신불산 고산습지는 2002년 8월 양산녹색연합에 의해 발견된 후, 국립환경연구원의 현장 조사, 관계 부처 협의, 지자체와 토지 소유주 및 지역 환경 단체의 의견 문의를 거쳐 2004년 2월 25일 307,551㎡를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하였다. 당초에 3개 구역 16만㎡를 지정할 방침이었으나, 국립환경연구원의 현장 조사와 지역 환경 단체의 의견 수렴을 거쳐 모두 4개 구역 307,551㎡로 확대하여 지정하였다.

[양산 고층습지의 활용성]

양산 고층습지는 장시간에 걸쳐서 형성된 귀중한 자연사의 고문서(古文書)이고 유전자의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보전하고 이용하여야 할 것이다. 양산 고층습지의 사계절 생물상을 담은 팸플릿, 그림엽서, 달력 등 방문자를 위한 홍보물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방문자 또는 견학자의 계몽, 지도를 위하여 방문 센터를 설치하고 전문적인 관찰 지도원을 확보하여 습지를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하여야 한다.

단조늪이 있는 단조성은 신라 때 축조되었으며, 임진왜란 때는 왜군을 물리치기 위해 사용했던 국난 극복의 현장이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석양을 ‘단조낙조’라 하여 통도팔경 중의 하나라 부를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이 단조늪을 활용하여 낙동정맥의 준령에 위치한 가지산 도립공원 내에 통도사·영축산·신불산·간월산·가지산·석남사 등과 반구대·경주 등 자연 관광지와 문화 관광지를 연결하고, 주변 지역에 습지 박물관 또는 고산습지 식물원 등을 만든다면 일본의 쿠시로 등 외국의 예에서와 같이 환경을 보호함과 동시에 관광 상품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학술 연구 및 생물종 보존 그리고 생태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다.

밀밭늪화엄늪이 있는 천성산은 신라 때 원효대사가 1000명 제자들에게 화엄경을 설법했었다는 기록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늪 뒤쪽 아래 계곡에는 고찰 내원사가 있으며 늪 아래 계곡에는 미타암이 있다. 봄이면 늪가에 많은 산철쭉, 철쭉, 진달래 등이 피어 장관을 이루는데, 천성산에서 열리는 철쭉제와 이들을 연계한다면 천성산은 불교 신자들과 시민들의 등산로와 함께 불교 유적 순례 코스가 될 수 있다. 또한, 늪에 목도 등을 설치하여 늪을 보호하면서 이용한다면 생태 관찰 학습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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