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4D020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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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남도 양산시 명동 명동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향토사연구회 |
어느 화창한 봄날 따스한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7번 국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도로 저편 건너에서 풍악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풍악소리뿐만 아니라, 풍악이 끝나면 타령 소리도 간간히 들려 왔다. 정확히 무슨 소리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알 수 없는 소리를 따라 조금씩 조금씩 따라가 보았다.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보이는 것은 넓은 들판과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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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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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서 논매는 사람들
멀리서 보니, 깃대도 보이고 다 같이 모여서 일을 하는 것 같아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사람들은 삼베옷을 입고 있고, 지게도 짊어지고,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흔히 요즘에는 잘 입지 않는 옷들이었다. 그리고 보니 모내기를 하는 모습 같아 보이는데 기계로 하지 않고 손으로 하나하나 모를 심고 있는 게 아닌가. 아니 무슨 지금이 시대가 어느 땐데, 왜 사람들이 손으로 모내기를 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일을 하고 계신 분에게 물어보았다.
“어르신, 지금 하시는 게 뭔데예?” 어르신은 웃으시며, “보면 모르겠나? 놀고 있다 아니가. 논에서 다들 노래 부르고 놀고 있는 거 안 보이나?”라고 말씀하셨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한 번 물어보았다. “이게 무슨 놀고 있는 겁니꺼? 제가 눈에는 모내기를 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 데예. 그리고 왜 다들 손으로 하십니꺼? 기계로 하시면 되잖아예” 어르신은 다시 한 번 호탕하게 웃으시면서 “이게 장원놀이아이가. 명동농청장원놀이 이기 우리 마을에 자랑인기라. 말 그대로 놀고 있는 기다.” 예전 방식으로 손으로 직접 논매기를 하고 있는 이 광경이 명동마을의 자랑거리인 농청장원놀이라고 한다. 농청장원놀이는 예전의 농경문화를 놀이 문화와 결합하여 새로운 문화로 탄생시킨 것이다.
오늘날처럼 기계가 발달되지 않았던 시절에 농사는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우리 고유의 소리와 협동심을 바탕으로 화합하여 즐기면서 놀이로서 공연을 한다. 공연을 하는 배우들인 마을사람들의 얼굴에는 놀이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웃음꽃이 피어난다. 놀이의 구성원들을 보면 좌상 1, 행수 1, 방목 감독 1, 보감독 1, 숫총각 2, 영각 1, 돌임사 1, 논매기 앞소리 꾼 1, 모심기 앞 소리 꾼 1, 칭칭이 앞소리꾼 1, 용신제 1, 소몰이꾼 1, 참꾼 1, 지게 꾼 1, 주먹돋움 꾼 1, 쇠 3, 징 1, 북 2, 장구 2, 기수 7, 논매기 꾼, 보리 타작 꾼 21, 모심기 꾼 25명, 이렇게 해서 총 82명이 함께 어울리는 놀이이다.
농청장원놀이 보존회장님의 말에 따르면 이곳 명동마을의 자랑인 농청장원놀이는 마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해마다 놀이를 공연하고 있으며, 벌써 농청장원놀이를 공연한 지도 8년 넘었다고 한다. 놀이의 회원은 총 인원은 105명인데 한번 모일 때에는 70~80명 정도가 연습을 한다. 명동마을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입의 허가가 주어지며, 들어오라고 강제로 하지는 않는다. 참여 인원이 부족하여 이 마을, 저 마을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장원놀이의 참가자들은 전부 다 명동마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제 마을사람들이 하는 공연 모습을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놀이의 시작을 알리는 영각수가 나팔을 풀자 구성진 모내기소리와 함께 본격적인 농청장원놀이가 시작된다. 농청장원놀이는 크게 다섯 마당으로 구성되어있는데, 구성지게 앞소리꾼이 모내기소리를 선창을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다 같이 후렴구를 부른다. 구성진 노래 곡조를 함께 부르며 힘겨운 농사일도 참아 가며 다 같이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여름철 땡볕에서 구슬땀을 흘려가며 노래를 부르고, 일도하며, 때때로 다 같이 신명나게 함께 놀기도 하며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농청장원놀이이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함께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절로 훈훈해진다. 옛것을 보존하고 이어져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이렇게 많은 인원을 동원해야 하는 일이면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이렇게 하나로 뭉쳐서 많은 인원이 하나가 되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면서도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옛것을 보존하고 또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어어 가는 명동마을의 모습은 우리가 꼭 배워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